응가메이트를 만든 이유
안녕하세요, 응가메이트를 만든 개발자, 진입니다. 앱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 볼게요. 조금 길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분홍이
우리 집 강아지의 이름은 메로나예요. 이제 네 살, 13kg의 하얀 진도믹스예요. 진돗개에 비숑이 섞여서 털이 살짝 곱슬거려요.
이 아이의 엄마는 시골에서 짧은 목줄에 묶여 살던 강아지였어요. 원래 서울에서 키우던 강아지였는데, 주인이 시골에 버려두고 떠나 버렸대요. 그곳에서 들개와의 사이에 새끼들이 태어났고, 우리 집 강아지는 그중 한 마리예요.
어디론가 팔려 갈 뻔했던 그때, 동물 구조 단체 WithAllAnimals(WAA)가 이 새끼들을 구조했어요. 저는 WAA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에서 이 아이를 처음 봤어요. 그때 이름은 ‘분홍이’였어요.

처음엔 임시보호를 하겠다고 연락했어요. 그런데 막상 한 생명을 맡는다고 생각하니 겁이 나서, 못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다 다음 날, 다시 연락했어요. “제가 임시보호 할게요.” 그렇게 이 아이는 우리 집에 오게 됐어요.
무서워하면서도, 엄마인 걸 아는 것처럼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이 아이는 저를 무서워하면서도 제가 엄마라는 걸 직감적으로 아는 것 같았어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제 손 냄새를 맡더니, 쓰다듬는 손길을 피하지 않고 가만히 저를 올려다봤어요.
겁이 정말 많았어요. 사람 손길조차 무서워했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눈치를 살피며 한참을 저를 쳐다봤어요.


그런데, 정말 너무 귀여웠어요. 그렇게 겁을 내던 아이가 집에 온 다음 날부터 제 무릎 위에서 잠들기 시작했어요. 잠든 얼굴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처음 산책을 나갔을 때는 목줄을 하고 걷는 것조차 못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저도 한참 헤맸어요. 하네스를 채우는 것부터 하나씩 같이 연습했어요.


이 아이 없이는 못 살겠다
임시보호를 할 때는 한국보다 조금 더 펫 프렌들리한 해외로 입양을 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로나’라는 영어 이름을 지어 주고, 성은 ‘메’로 붙였어요. 그렇게 메로나가 됐어요.
그러다 남편이 먼저 말했어요. 이 아이 없이는 못 살겠다고, 우리가 입양하자고요. 그렇게 임시보호는 입양이 됐어요.
지금도 낯선 사람과 큰 소리, 트럭과 움직이는 사다리를 무서워하는 겁쟁이예요. 그래도 먹을 것 앞에서는 누구보다 용감한 먹보예요. 당근과 닭가슴살을 제일 좋아하고, 배가 고프면 앞발을 공손하게 내밀어요. 그리고 이제는 엄마아빠를 제일 좋아해요.

집에서는 절대 안 싸는 아이
우리 집 강아지는 응가도 쉬도 꼭 밖에서만 해요. 패드를 깔아 줘도, 아무리 오래 참아도 꼭 밖에 나가야 해요. 나가고 싶을 때는 현관에서 신발을 물어 와요.
한국 토종개인 진돗개는 열에 아홉이 실외배변을 한다고 할 만큼, 집 안에서는 볼일을 보지 않는 견종으로 알려져 있어요. 진돗개와 비숑이 섞인 우리 집 강아지도 그 습관을 그대로 물려받았어요.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세 번, 꼭 산책을 나가요. 산책에서 하는 일은 하나예요. 최고의 똥 스팟 찾기. 바싹 마른 낙엽, 폭신한 흙바닥, 솔방울이 잔뜩 떨어진 곳이면 합격이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하던 전화
저희 부부는 둘 다 일을 해서 산책을 나눠서 해요.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아침에 몇 시에 나가서 산책을 얼마나 했는지, 응가는 했는지, 쉬는 몇 번 했는지. 매번 전화해서 확인해야 했거든요.
로나 똥 쌌어?
아침 산책에 몇 번 똥 쌌어?
저녁엔 누가 나갈래?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던 전화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도 늘 서로 알려 줘야 했어요. 누가 언제 산책을 나갈지 매번 전화로 스케줄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실외배변만 하는 아이라 응가를 언제 했는지는 건강과도 바로 이어지는 문제였어요. 하루 종일 참고 있는 건 아닌지, 마지막 응가가 몇 시간 전이었는지 늘 마음이 쓰였어요.
결국 엄마인 저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매번 이렇게 연락하는 것보다, 차라리 앱을 만들자.
그 전화를 버튼 하나로
한 사람이 응가·쉬를 기록하면 가족 모두의 폰에 바로 알림이 가는 앱이에요. 누가 언제 산책하고 치웠는지는 하루 타임라인으로 모아 보고, 바쁜 날엔 산책을 부탁하고, 다녀오면 고맙다고 하트를 보내요.
한여름에는 언제 나가야 발바닥이 뜨겁지 않을지가 늘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강아지의 체형과 털, 나이에 날씨를 더한 산책 안전도를 넣었어요. 배변 텀으로 차오르는 응가·쉬 게이지는 “오늘은 좀 오래 참고 있네”를 가족 모두가 같이 알아차리게 해 줘요.

응댕이는 우리 집 강아지를 닮았어요
응가메이트의 캐릭터 응댕이는 우리 집 강아지에서 왔어요. 똥 모양 얼굴에 축 처진 큰 귀, 먹보에 겁쟁이, 배고프면 앞발을 내미는 것까지요. 앱을 켤 때마다 손을 흔드는 응댕이를 보면, 현관에서 신발을 물고 기다리는 우리 집 강아지가 떠올라요.
결혼식 화견, 그리고 매년 찍는 가족사진
우리 집 강아지는 저희 결혼식에서 화견도 했어요. 웨딩 사진도 셋이 함께 찍었어요. 그리고 그 뒤로 매년, 가족사진을 같이 찍고 있어요.

강아지를 여럿이 같이 돌보는 집이라면, 응가메이트가 “우리 강아지 똥 쌌어?” 전화를 조금이라도 줄여 주면 좋겠어요. 오늘도 우리 집 강아지는 최고의 똥 스팟을 찾아 산책을 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