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서 1인 빌더로, 응가메이트 이야기
AI가 개발자의 일을 대신하기 시작했을 때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 ComfyUI에서 원격 개발자로 일하면서 뛰어난 동료들에게 많이 배우고 성장했어요. 그런데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많은 일이 AI로 대체되는 걸 보면서 제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어요.
항상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테니 그 전까지 한탕 벌고 은퇴하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했는데, 정말 그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니 고민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ComfyUI를 나와 제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3월에 수원창업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선정됐고, 4월에 퇴사했어요. 그렇게 1인 빌더로 응가메이트를 만들었어요. 기획, 디자인, 개발, 영상 제작, 스토어 심사, 마케팅까지 전부 다요!
응가메이트는 이런 앱이에요
응가메이트는 실외배변 강아지의 배변을 기록하고 실시간 알림을 주는 앱이에요. 가족 중 한 사람이 기록하면 모두에게 바로 알림이 가고, 누가 언제 산책하고 기록했는지 하루 타임라인으로 모아 봐요. 바쁜 날엔 다른 가족에게 산책을 부탁할 수 있어요.
강아지 체형 같은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산책 안전도를 알려 주고, 산책 루틴 시간에 비 소식이 있으면 미리 알림을 보내서 비 오기 전에 산책을 다녀올 수 있게 해 줘요.

시작은 우리 집 강아지 메로나
시작은 우리 집 강아지 메로나였어요. 학대받던 곳에서 WAA가 구조한 진도믹스인데, 진돗개가 대부분 그렇듯 응가도 쉬도 밖에서만 해요.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세 번은 나가야 해요.
맞벌이라 산책을 나눠 하다 보니 “로나 똥 쌌어?” 하는 전화를 하루에도 몇 번씩 했어요. 그 전화를 버튼 하나로 바꾸고 싶었어요. 메로나 이야기는 응가메이트를 만든 이유에 더 자세히 적어 두었어요.
첫 버전, 그리고 데이터가 알려 준 것
전에 네이버 클로바X 해커톤에서 젤리레터로 우수 프로젝트에 선정된 적이 있어요. 응가메이트는 처음에 젤리레터의 디자인과 개발 소스를 이용해 빠르게 만들었고, 첫 버전으로 유저 120명을 모았어요.


그런데 데이터를 보니 혼자 강아지를 돌보는 유저는 거의 다 떠났어요. 남은 건 강아지를 여러 마리 키우는 집과, 한 마리를 가족이 같이 돌보는 집이었어요. 그래서 다견 기능을 먼저 냈어요.
노트북 없이 떠난 3주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리며 일했어요. 번아웃에서 좀 회복하고 싶어서 혼자 3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노트북도 두고 가서 강제로 디지털 디톡스를 했는데, 그동안 ‘돌아가면 응가메이트 디자인을 다시 하고 꼭 잘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그 3주 사이에 좋은 AI 모델들이 나와서 개발도, 디자인도, 모션그래픽도 훨씬 쉬워져 있었어요. 돌아와서 응가메이트를 가족 돌봄 앱으로 바꿨고, 일주일 만에 2.0.0을 직접 다시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Claude로 모션그래픽까지 만들어 SNS 계정도 열었어요.
물어볼 필요 없어요, 응가메이트가 알려줘요
처음 문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실외배변 루틴을 지켜요”였어요. 지금은 응댕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렇게 바꿨어요.
“응댕이 아침에 똥 쌌어?”
물어볼 필요 없어요.
응가메이트가 알려줘요.
지금의 응가메이트 문구
기록하는 과정에는 게이미피케이션을 넣었어요. 온보딩에서 입력한 산책 루틴을 기준으로 응가 게이지와 쉬야 게이지의 표정이 바뀌어서 ‘오늘 좀 오래 참고 있네’를 가족이 같이 알아채고, 산책을 다녀온 가족에게는 고맙다고 하트를 보내요. 곧 나올 2.1.0에서는 산책 부탁이 종이비행기로 날아가고, 받은 하트가 분홍 편지에서 쏟아져요.
지금 유저는 150명 정도예요. 매일 기록하는 사람이 10명, 일주일에 4일 이상 기록하는 사람이 30명쯤 돼요. 작은 숫자지만 저한테는 아주 큰 힘이 돼요.
응가메이트로 하고 싶은 일
응가메이트는 실외배변을 하는 중대형견의 돌봄 난이도를 낮추려고 만든 서비스예요. 돌보는 일이 쉬워지면 진돗개와 진도믹스를 가족으로 맞는 집도 늘어날 거라고 믿어요. 저를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는 WAA 구조단체 스태프로도 일했고 강아지에 진심이에요.

AI 시대에는 목표와 가치를 스스로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목표는 우리나라 토종견들이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고, 제 가치는 중대형견이 가정 안에서 사랑받으며 행복한 산책을 하도록 돕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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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가메이트를 만든 이유
구조 단체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만난 우리 집 강아지,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하던 “우리 강아지 똥 쌌어?” 전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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